공망이 무엇인지, 열흘마다 두 글자가 남는 이유, 내 일주의 공망을 60일주 전체 표로 정리했습니다. 일지 공망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도 계산으로 확인했습니다.

사주를 보러 가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일지가 공망이라 배우자 자리가 비었습니다. 월지에 공망이 있어서 직장 인연이 약합니다. 공망이니까 채우셔야 합니다.
공망(空亡). 글자 그대로 "비어서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듣는 순간 철렁합니다.
그런데 공망의 정체는 운세가 아니라 산수입니다. 열 칸짜리 줄에 열두 개를 맞추다 남는 나머지요.
그 나머지가 무엇인지, 몇 명이나 걸리는지, 일지 공망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쉽게 나오는지 직접 계산해서 확인했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열 명 중 네 명은 공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있다고 들은 분의 절반 이상은, 세는 기준을 바꾸면 없다고 나옵니다.
상순·중순·하순의 그 '순'
달력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이달 상순에 출시합니다", "하순까지 마감입니다" 같은 말을 쓰십니다. 한 달을 열흘씩 셋으로 나눈 이름이고, 이 '순(旬)'이 열흘이라는 뜻입니다. 칠순·팔순의 순도 같은 글자입니다. 열 해가 일곱 번, 여덟 번이라는 말이고요.
사주에서 날을 세는 육십갑자도 열흘씩 끊어서 셉니다. 60일이 여섯 토막이고, 그 한 토막을 똑같이 '순'이라고 부릅니다.
공망은 이 한 토막 안에서 생깁니다.
열흘마다 두 글자가 남는 이유
사주에서 날의 이름은 두 글자입니다. 위 글자(천간)는 열 개, 아래 글자(지지)는 열두 개입니다. 갑자, 을축, 병인처럼 위와 아래가 하나씩 짝지어 하루가 됩니다.
갑자일에서 시작해 하루씩 세어 보겠습니다.
위 글자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열 개. 열흘이면 한 바퀴 아래 글자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열 개만 쓰고 끝
열흘째 계유일이 지나면 위 글자는 다시 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아래 글자는 술과 해를 한 번도 못 만났습니다.
이 열흘 동안 짝을 못 만난 아래 글자 둘, 술과 해. 이것이 갑자순의 공망입니다.
위가 열이고 아래가 열둘이라서 열흘마다 정확히 두 글자가 남습니다. 누가 불운을 배정한 게 아니라 10과 12가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생기는 나머지입니다.
육십갑자가 60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10과 12가 처음으로 함께 맞아떨어지는 수가 60이라서, 60일이 지나야 갑자일로 돌아옵니다.
60일주 공망 전체 표
내 일주를 찾아보십시오. 그 줄의 오른쪽이 내 일주의 공망입니다.
| 갑자순 |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임신 계유 | 술·해 (개·돼지) |
| 갑술순 | 갑술 을해 병자 정축 무인 기묘 경진 신사 임오 계미 | 신·유 (원숭이·닭) |
| 갑신순 | 갑신 을유 병술 정해 무자 기축 경인 신묘 임진 계사 | 오·미 (말·양) |
| 갑오순 | 갑오 을미 병신 정유 무술 기해 경자 신축 임인 계묘 | 진·사 (용·뱀) |
| 갑진순 | 갑진 을사 병오 정미 무신 기유 경술 신해 임자 계축 | 인·묘 (호랑이·토끼) |
| 갑인순 | 갑인 을묘 병진 정사 무오 기미 경신 신유 임술 계해 | 자·축 (쥐·소) |
일주가 무엇인지 모르시면 내 일주 확인 — 생년월일로 찾는 법과 일간·일지 차이에 찾는 법이 있고, woon71.kr에서 생년월일을 넣으셔도 바로 나옵니다.
같은 60일주를 십이운성으로 나눈 표는 내 일주는 인생의 어느 계절인가 — 십이운성 전체 정리에 있습니다. 두 표를 같이 보시면 내 일주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 더 또렷해집니다.
표를 검산하면 세 가지가 나옵니다.
한 줄의 열 개 일주는 공망이 같습니다 열두 지지가 각각 정확히 10개 일주의 공망입니다. 특정 띠가 더 자주 공망이 되지 않습니다 일주의 아래 글자는 자기 일주의 공망이 되지 않습니다. 60개 중 0개입니다
마지막 줄은 열흘 안에서 이미 짝을 만난 글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이 6장에서 중요해집니다.
몇 명이나 공망이 있나
일주 기준으로 세어 보겠습니다. 내 일주의 공망 두 글자가, 내 사주의 다른 아래 글자(연지·월지·시지)에 들어 있으면 "공망이 있다"고 말합니다.
1980년부터 2005년까지의 생일 4,992건으로 세어 봤습니다.
| 공망에 걸린 글자 수 | 비중 |
| 0개 | 57.1% |
| 1개 | 35.5% |
| 2개 | 6.9% |
| 3개 | 0.4% |
하나라도 있는 분이 42.9퍼센트입니다. 열 명 중 네 명입니다.
계산으로도 맞아떨어집니다. 한 자리가 공망 글자일 확률은 열두 글자 중 둘이니 6분의 1이고, 세 자리 중 하나라도 걸릴 확률을 구하면 약 42퍼센트입니다. 실제 생일 표본(42.9퍼센트)과 거의 같습니다.
자리별로 보면 연지 17.2퍼센트, 월지 16.7퍼센트, 시지 16.7퍼센트입니다. 어느 자리든 6분의 1입니다.
태어난 시간을 모르시면 시지를 빼고 연지·월지만 보게 되고, 이때는 31.2퍼센트입니다. 시간 찾는 법은 태어난 시간 모를 때 — 찾는 법과 기한에 적어 두었습니다.
열 명 중 네 명이 걸리는 일은 특별한 사주가 아니라 흔한 구성입니다. 그러니 "공망이 있으십니다"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건넬 수 있는 말에 가깝습니다.
사이트마다 다르게 나오는 이유
공망을 어느 날에서 세느냐에 따라 두 갈래로 갈립니다.
일주 기준 태어난 날의 순으로 셉니다. 많이 쓰는 방식입니다 연주 기준 태어난 해의 순으로 셉니다. 이쪽을 함께 보는 곳도 있습니다
같은 사람을 두 기준으로 모두 세어 봤습니다.
| 비중 | |
| 어느 기준으로도 공망 없음 | 35.8% |
| 한 기준에서만 공망 있음 | 44.8% |
| 두 기준 모두 공망 있음 | 19.4% |
일주 기준에서 공망이 있다고 나온 분 중에서 연주 기준으로는 없다고 나오는 분이 55퍼센트입니다. 절반이 넘습니다.
한 곳에서 "공망이 있습니다"라고 들으셨어도, 다른 곳에서는 "없습니다"라고 들으실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틀린 게 아니라 기준이 달라서입니다.
신강·신약이 사이트마다 다르게 나오는 이유와 같은 구조입니다. 그쪽은 내 사주는 신강일까 신약일까에 적어 두었습니다.
"일지가 공망이라 결혼이…"
가장 무서운 말이 이 말입니다.
일지는 전통적으로 '배우자 자리'로 읽습니다. 거기가 비었다고 하니 배우자가 없다는 뜻처럼 들립니다.
세 가지를 확인하십시오.
첫째, 일주 기준에서는 일지가 공망이 될 수 없습니다. 60개 중 0개입니다. "일지 공망"이라는 말이 나왔다면 연주 기준으로 센 것입니다.
둘째, 연주 기준으로 세어도 일지가 걸릴 확률은 6분의 1입니다. 계산해 보니 16.7퍼센트였습니다. 여섯 명 중 한 명이 걸립니다. 그 여섯 명 중 한 명이 결혼을 못 한다는 결론은 계산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셋째, '일지는 배우자 자리'라는 틀 자체가 옛 해석입니다. 같은 종류의 틀, 여자의 관성은 남편이라는 읽기를 저는 재성이 없대요의 6장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지금의 관계와 역할은 그 틀보다 훨씬 넓게 쓰입니다.
그러니 이 말을 들으셨다면, 사주가 말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쓴 기준과 틀을 들으신 겁니다.
전통적으로는 어떻게 읽나
공망은 그 자리 글자가 힘을 덜 받는다고 읽습니다. 네 자리를 전통적으로 이렇게 나눕니다.
| 자리 | 전통적으로 읽는 영역 |
| 연지 | 뿌리, 어린 시절, 바깥 환경 |
| 월지 | 사회·직업, 부모와 형제의 터 |
| 일지 | 나 자신, 가까운 관계 |
| 시지 | 미래, 자녀, 뒤쪽의 방향 |
다만 이건 옛 틀이고, 같은 공망을 읽는 방식이 곳마다 정반대입니다. 허망하다고 읽는 곳이 있고, 집착이 덜하다고 읽는 곳이 있습니다. 거의 안 쓰는 곳도 많습니다.
어떤 결과든 설명할 수 있는 읽기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둡니다.
공망은 사건을 예고하지 않습니다. 굳이 쓴다면 그 자리에서 기대가 말로만 남지 않게, 약속과 일정과 기록을 눈에 보이게 남겨 두는 정도입니다.
이건 공망이 없어도 좋은 습관이라 손해 볼 일이 없습니다. 돈이 안 들고, 안 맞으면 되돌릴 수 있습니다.
공망은 신살처럼 이름이 무서운 말입니다. 신살 쪽 사정은 도화살 역마살 백호살 괴강살 완전 정리 : 겁주는 이름에 속지 마세요에 있습니다. 사주로 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는 사주로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에 그어 두었습니다.
"공망을 풀어야 합니다"라는 말
공망이 합이나 충을 만나면 풀린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풀리는지가 곳마다 다릅니다. 풀렸다고 해도, 안 풀렸다고 해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 뒤에는 이름이나 물건이 붙는 일이 많습니다.
2장에서 보셨듯 공망은 10과 12의 나머지입니다. 산수의 나머지를 이름이나 물건으로 채운다는 말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 말이 나오면 세 가지를 물어보십시오.
어느 기준으로 세셨는지 (일주인지, 연주인지) 태어난 시간을 넣으셨는지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세 번째에서 겁주는 쪽으로 답이 오면, 그 자리는 상담보다 판매에 가깝습니다.
이름에 대해서는 이름으로 운을 바꿀 수 있을까에, 부적과 물건에 대해서는 부적 살 필요 없습니다 — 부족한 오행 채우는 가장 싼 방법에 먼저 적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공망이 있으면 나쁜가요
>> 나쁘다고 말할 근거가 없습니다. 열 명 중 네 명이 갖고 있는 구성이고, 읽는 곳에 따라 허망하다고도 집착이 덜하다고도 읽습니다. 등급이 아닙니다.
공망이 없는 사람은 좋은 건가요
>> 같은 이유로 그렇지 않습니다. 57퍼센트가 없습니다. 흔한 쪽일 뿐입니다.
일주 공망과 일지 공망은 뭐가 다른가요
>> 일주 기준 공망은 태어난 날의 순으로, 연주 기준 공망은 태어난 해의 순으로 센 것입니다. 일지가 공망이라는 말은 연주 기준에서만 나옵니다.
태어난 시간을 모르는데 공망을 볼 수 있나요
>> 연지·월지까지만 볼 수 있습니다. 시지에 걸린 공망은 시간을 알아야 나옵니다. 시간을 모르는 상태에서 나온 판정은 시간을 넣으면 바뀔 수 있습니다.
공망이 둘 이상이면 더 안 좋은가요
>> 둘 이상은 7퍼센트 정도입니다. 읽는 틀 안에서도 그것이 사건을 예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다고 해서 더 나쁜 일이 생긴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공망이 풀리는 때가 있나요
>> 합이나 충을 만나면 풀린다는 해석이 있지만, 어떤 경우인지는 곳마다 다릅니다. 확인할 수 없는 해석에 돈이나 결정을 걸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그럼 공망은 무시해도 되나요
>> 참고로 한 번 읽어 보시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무시하라는 게 아니라, 이름의 무게보다 계산의 구조를 먼저 보시라는 것입니다.
직접 확인하기
일주는 woon71.kr에서 생년월일을 넣으면 바로 나옵니다.
일주를 알면 3장 표에서 내 공망 두 글자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내 사주의 연지·월지·시지가 그 두 글자인지만 비교하시면 됩니다.
오늘 하나만 하신다면 이겁니다. 공망이 있다고 들으신 적이 있다면, 그 말을 한 쪽이 일주 기준인지 연주 기준인지부터 물어보십시오. 대답이 없다면 그 말은 확인할 수 없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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